Guideposts    2018 / 08

                         

박하승의 마음 읽기


‘터널 시야’에 갇히지 않았나요?




마 전 제주도에 2박 3일로 다녀왔다. 머리도 식히고, 2018년 하반기 구상도 할 겸 떠난 여행이었다. 지금껏 제주도에 갈 때면 누군가와 동행했는데 이번엔 홀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그런 만큼 특별한 경험을 하기로 결심했다.
어떻게 해야 특별할까 고민하다가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빌려서 여행하기로 했다. 공항에 도착한 뒤 자전거 대여점에 곧바로 가서 이번 여행을 박진감 넘치게 해 줄 것 같은 녀석을 선택했다.
자전거 안장에 올라타서 두 발을 굴렀다. 세차게 굴릴수록 바닷바람이 시원하게 두 뺨에 부딪혔다. 적당히 구름이 있어서 더 아름다운 제주의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는 여러 가지 고민들로 답답한 내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는 듯했다. 자전거 여행을 선택하기 정말 잘했다 싶었다.
그러나 자전거의 짐받이에 10kg에 가까운 가방을 달고 해안도로를 달리는 일은 3시간이 넘어가자, 그리 낭만적인 일이 아니었다. 하늘을 향해 있던 나의 시선은 도로 바닥으로 향했고, 나중에는 겨우겨우 페달을 밟으며 앞으로 나아갔다. 그리고 결국, 도로 한쪽에 우거져 있던 수풀을 보지 못하고 걸려 넘어졌다.
언제나 무언가를 머릿속으로 계획할 때는 그보다 낭만적인 게 없다. 내가 자전거를 타고 파란 하늘과 푸른 바다를 보며 달려 나가는 걸 계획했을 때처럼. 누군가와 새로운 관계를 맺거나 무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우리의 마음은 ‘멋짐 폭발’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시선은 그 하늘에서 길바닥으로 떨어진다.




--- 이후 내용은 2018년 08월호 잡지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